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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호프] 익선동: 호호식당 / 아트몬스터서울 - 강북권 2020. 7. 26. 20:15반응형
일요일 저녁, 동네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지 박사 형님의 갑작스런 부름에 종로 익선동으로 나가 맛있는 저녁 식사 시간을 가졌다. 익선동에 다녀온게 대략 3년전인가..? 그 때는 이상한 게장집에만 갔던 것 같은데... 사실 동네에 대한 기대보다는 어떤 음식을 먹을지가 살짝 더 기대 되었다. 하긴 주말 내내 부추전만 주구장창 구워 먹었으니 물릴만도 하지..ㅎㅎ 다행히 지박사형이 몇몇 메뉴를 선별해 주셨는데, 웬지 모르게 일본 가정식이 땡겨 우린 호호식당으로 향했다.
1. 호호식당
종로3가역 6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걷다 어떤 골목길을 쏙 들어가보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처럼 신비롭고 번화한 한옥마을 세상이 펼쳐지는데 여기가 바로 익선동 한옥거리이다. 막 노포를 지나쳐와서 그런지 이 어마어마한 괴리감에 살짝 긴장해버렸다. 일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 난 내일 출근해야해서 늦게 못노는데...ㅠ
호호식당은 한옥 마을 구석에 위치해 있다. 지도를 유심히 보고 조심히 걸어야 찾을 수 있다.
가게 입구는 더 깊숙한 골목을 들어가야 나오는데, 그래도 메인 거리라고 할 수 있는 곳에 이정표가 이렇게 서 있으니 참고하길..!
이 이정표를 따라 더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가게로고와 입구가 눈에 들어온다.
호호식당. 좋을 호자가 2개나 있는 정말로 좋은 식당이려나. 뭔가 독특한 식당이란 느낌이 강했는데, 강북의 몇몇 핵심 상권에 자리 잡은 체인점이 되어 있는 곳이었다. 대학로와 요즘 뜨는 성수동에 하나씩 있다.
하지만 익선동이라는 느낌에 걸맞게 단아한 한옥집을 기본 배경으로 하여 식당이 꾸며져 있었다. 뭔가 넓은 듯 좁은 느낌. 방도 따로 있어 소개팅하기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는데, 실제로 소개팅이 진행되는 방이 눈에 띄었다. 평일이나 주말 저녁에는 엄청나게 붐비는 곳이지만 일요일 저녁이어 그런지 예약을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 한 2팀 정도? 물론 예약 손님이 1-2팀 정도가 있어 그 분들이 먼저 자리를 차지하긴 했지만. 자리가 날 때까지 툇마루에 앉아 메뉴판을 보며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미리 주문도 받기 때문에 자리에 앉으면 음식이 거의 바로 나올 수 있게 해놓았다. 대기하기 지루하지 않게 예쁘게 꾸며진 정원과 기와의 유려한 곡선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주위 풍경은 찍어 놓고 정작 메뉴판을 찍진 못했다..ㅠㅠ
고심 끝에 고른 메뉴는 2가지였다! 스키야키 정식과 우니파스타.
테이블에 안내 받은 지 채 몇 분이 되지 않아 우니파스타(19,000원)가 나왔다. 가격은 꽤나 비싸다. 우니 가격을 생각하면.. 당연한 건가? 종업원 분께서 직접 비벼주신다고 하여 부탁드렸다. 센스 있게 사진 찍으시려면 비비기 전에 찍으시라고 조언까지..! ㅠ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우니를 풀어헤치는 작업이 고되보였다. 종업원 분께 부탁드리길 잘한 느낌이다..ㅎ
때마침 스키야키 정식도 나와 분주히 세팅해주신다. 맛있게 비벼진 우니 파스타와 스키야키 정식 (16,000원)! 소고기는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하나씩 넣어 먹으라고 하였다.
조금 늦었지만 미소 된장국이 나왔다. 원래는 음식이 나오기 전 먼저 나오는 국 인듯 하다. 깔끔한 미소 된장 맛이다.
사실 처음 우니 파스타를 먹었는데 정말 우와~ 하는 맛이었다. 저번에 제주도에 학회차 갔었을 때 우니 국수를 먹으며 우니는 생각보다 그렇게 비리지 않구나 라고 생각하긴 했었는데, 이렇게 파스타로 먹으니 한층 더 감칠맛이 나는 느낌이었다. 적절한 마늘향과 매콤한 기운이 우러나와 있는 파스타는.. 정말 기가막힌 맛이었다. 물론 파스타면이 좀 부족한 느낌..? 좀 면을 팍팍 넣어주셨으면 좋았을 것을..ㅠ
스키야키 정식 역시 훌륭했다. 고기를 실수로 좀 오래 익힐 경우 질겨지긴 했지만, 생달걀 소스에 찍어먹으면 짭쪼롬하고 달달한 국물간이 베여져 있는 고기에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입이 즐거웠다. 허허 사실 가성비를 중시하는 나에게는 용납 못할 만한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맛이 모든 걸 용서해주는 느낌이라고 할까?
원래 밥을 많이 못 먹는 나였지만 최선을 다해 밥을 먹었다. 게다가 남은 밥을 우니파스타 소스에 비벼 먹으니 꿀맛~! ㅋ 지박사님이 무리하게 생달걀을 스키야키 국물에 부어보았는데... 좋지 못한 시도였던 것으로..ㅎ 달걀의 비린 맛이 확 강해져 버렸다. 아 저기 있는 피클 3종 세트는 생각보다 너무 시거나 밍밍해 그냥 그랬다.
여하튼 가성비는 떨어지지만, 맛집은 맛집인듯!! 다른 메뉴들이 너무나 궁금해져 다음 번에는 좀 파티 인원수를 늘려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2. 아트몬스터 익선동점
호호식당은 맛은 좋았지만 양이 좀 부족한 곳이었다. 2차 장소는 이미 지박사님이 성수동에서 다녀왔다는 아트몬스터라는 수제 맥주집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이미 그곳에서 어떤 안주를 먹을지도 정하신 듯 ㅋ 시간은 대략 8시를 향하고 있었는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한옥거리의 분위기를 즐기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뭔가 일제 강점기 때 '신여성'들이 입을 법한 의복으로 분위기를 즐기시는 여인네들이 많이 보였다.
한옥거리를 조금 방황하다보니 어느덧 아트몬스터가 눈에 띄었다.
맥주맛이 예술이라서 Art를 붙인 듯 한데 왜 몬스터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앗 저 옆 구석에 있는 괴물 캐릭터들 때문에 몬스터인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저 괴물들이 뭐지..?
알고보니 이 괴물 캐릭터 하나하나가 바로 이 집에서 만드는 맥주 아이들이었다. 오랜 고심끝에 나는 Medium 크기의 운짱(8,500원)을 지 박사형은 핵존심(11,500원)으로 결정!! 난 꿀 같은 단 맛이라는 키워드에 꽂혀서 결정하게 되었다.
안주로는 아직 배가 고팠기 때문에..(사실 난 배가 점점 차오르는 상황이긴했다) 양이 푸짐해 보이는 피자로..!ㅋ
킹 브리 치즈 피자(15,000원)로 선택!!
주문은 카운터로 가서 해야 한다. 맥주는 주문 즉시 바로 따라 주고, 음식은 벨이 울리면 픽업!! 완전 그냥 미국식 펍이다.
드디어 나온 핵존심과 운짱! 핵존심은 확실히 도수가 높아서 인지 쓴맛이 강했다. IBU (International Bitterness Unit)이 더 높은 내 운짱은 그럼 더 쓴 맛이 강했을까? 아니 의외로 필스너 특유의 시원한 맛과 묘한 단맛이 감도는 느낌이었다. IBU보다는 도수가 더 쓴맛을 좌우하나 보다.
피자는 조금 인내의 시간을 가지니 나왔다. 꼬릿꼬릿한 브리치즈와 고른골졸라 치즈냄새가 가득했다. 꿀이 왜 없을까 의심하다 아 피자 밑에 미리 뿌려뒀겠구나 싶었는데..정말 그랬다..! ㅋ 냄새는 지독했지만 치즈는 정말 고소함..그 자체..! 묘하게 중독성 있는 피자였다.
맥주 한잔으로는 끝내기 아쉽지 않은가.. 마지막 잔은 다크라거인 몽크푸드 Small 사이즈 (5,500원)로 한잔씩 주문하였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카운터에 대기줄이 거의 없어 금방 맥주를 받아왔다. 딱 기네스 맥주 맛이다..ㅋㅋ 뭐 사실 미묘한 맥주 맛의 차이를 알 정도로 애주가도 아니고 지식도 부족하여..ㅎㅎ 여하튼 분위기도 좋고 음식 맛도 좋았지만 가성비가...ㅠㅠ 익선동은 종로에 있지만 정말 물가가 '사망' 수준인 곳인 듯 하다..
3. 마치며
요즘 자주 지박사님과 일요일 저녁을 함께 하는 듯 하다. 여러 인생살이 얘기를 하며 한탄하다 보면 뭔가 속내가 풀리듯 하면서도 답답함이 또 금방 찾아오는 건 왜 일까..ㅎㅎ 뭔가 둘이서 배부른 고민을 하고 있는 듯도 하지만 말이다. 여하튼 간만에 익선동이란 곳을 나와, 맛 좋은 음식들로 배를 채우니 만족스러운 일요일 저녁이었다. 내일이 월요일인게 한스럽지만... 또 금방 주말이 찾아오겠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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