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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요리/길거리음식] 동대문: 사마르칸트 / 동대문크레페서울 - 강북권 2020. 7. 28. 20:25반응형
동생이 행안부에서 시행한 공모전 서류 심사에 통과하여 발표 차 서울에 출장을 나오게 되었다. 점심만 함께 먹을 겸 서울역에 잠깐 나갔다 올까 했는데 이왕 연차 휴가도 많이 남아 있어 과감히 휴가를 쓰고 동생을 따라다니며 평일의 여유를 즐겨보기로 하였다. 발표는 금요일 오후 12:15. 서울역 근처의 연세 세브란스 빌딩 회의실에서 있다고 한다. 발표를 끝내고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아 나도 함께 동생의 발표장으로 따라 나서기로 하였다.
난 원래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 아침 운동을 다녀왔다. 간단히 동생과 아침을 먹고 샤워를 마친 후 동생은 발표 연습을, 난 간만에 운동 후 낮잠을 즐겼다. 크로스핏을 시작한 지 어언 4개월이 넘어서고 있는데도 여전히 운동 후 피곤함을 주체할 수 없었는데, 운동 후 눈 좀 붙이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상상만 하던 순간이 일어나니 그 행복감이란..ㅋㅋ 역시 행복이란 이런 소소한 곳에서 찾아오나 보다...
아주 짧은 낮잠을 즐기고 조금 일찍 동생과 서울역으로 향했다. 다행히 세브란스 빌딩 내부에 스타벅스가 있어 난 그곳에서 동생을 기다리며 남아 있는 숙제(?)들을 처리하기로 했는데..ㅋㅋ 그날따라 재미있는 카톡 연락이 와서.. 수다만 떨다..ㅠㅠㅠㅠ 여하튼 동생은 발표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점심을 먹을 곳으로 크게 3가지 옵션을 주었다: 1) 스시집 2) 딤섬집 3) 우즈베키스탄 요리. 동생은 의외로 우즈베키스탄 요리를 시도해 보겠다고 한다..! 무난한 요리를 고를 줄 알았는데.. 여하튼 유튜브에서 봤던 그 맛집 사마르칸트로 향했다.
1. 사마르칸트
서울역에서 4호선을 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갔다. 사마르칸트 식당은 중앙아시아 타운의 골목 구석에 위치해 있었다. 뭔가 이국적인 느낌의 길거리 풍경에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어보았다.
조금 외진 골목을 들어가야지 식당을 맞이할 수 있다. 대낮에 성인 남자 둘이 걸었음에도 왜 난 겁이 났던 걸까.. 뭔가 여관도 많고 그래서 안전한 느낌의 동네는 아니었다.
사마르칸트라는 동명 가게들이 많이 보였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바로 이 곳 본점이다.
사람이 득실득실하겠지 하며 들어선 가게는 텅텅 비어있었다. 한 팀이 식사를 마치고 나간 잔해만 남아 있을뿐... 제대로 온게 맞는 건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그래도 가게 내부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따뜻하게 몸을 녹이기에도 좋아 큰 저항감 없이 착석하였다.
남자 서버의 경우 한국어에 능숙해 보이지는 않았다. 주문은 나이 지긋하신 여성분이 받으셨는데 드문드문 한국어를 하시는 것 같았다. 공을 들여 편집한 메뉴판 사진!! ㅋ
열심히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대충 뭘 먹어야할지 감이 왔다!! 음식이 느끼하다는 평이 있어 가장 평이 좋은 당근 샐러드(4,000원)을 하나 주문하고 에피타이저로 빵속에 고기 1개(3,000원)을 주문하였다. 메인요리로 프러프라는 우즈벡식 전통 볶음밥(10,000원) 하나와 가장 유명한 샤슬릭 중 양꼬치 2개(10,000원)을 주문하였다. 아주머니는 사람이 2명인데 빵속에 고기를 하나만 주문하냐며 물어보셨다. 하하 그냥 먹어보고 더 주문하겠다고 애둘러 말씀드렸다. 생맥을 먹을까 하다 대낮부터..라는 생각에 음료는 따로 시키지 않았다.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근 샐러드(4,000원)가 나왔다. 아삭아삭한 식감의 당근에 매콤하고 짭쪼롬한 맛이 어우러져 정말 새로운 맛이었다. 묘하게 매력적이며 입맛이 당기는 그런 요리였다. 원래 당근을 좋아해서 더욱 부담감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우리가 식사하는 도중 다른 가족 한 팀이 더왔었는데, 거기 계셨던 여성분이 자긴 당근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집 당근요리는 정말 맛있게 먹는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한 음식이다. 음식이 대체로 느끼(?)하니 시키는게 좋을 듯 하다.
곧이어 빵속의 고기(3,000원)가 나왔다. 뜨끈뜨끈한 도우에 양고기가 들어있다. 페스츄리 같이 여러층의 도우로 이루어진 빵이다. 바삭함과 함께 묘하게 질긴 질감의 빵이었다. 안의 양고기는 생각보다 향신료가 심하지도 않았고 양 누린 맛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안속의 고기도 생각보다 실하다.
오오 이 정도면 이 식당 정말 대박일 것 같아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 프러프(10,000원)가 나왔다. 위에 올려진 고기는 소고기 였는데 양지부위 같은 느낌이었다. 당근과 병아리 콩이 들어가 있으며 묘하게 짭쪼롬하며 기름지다. 사실 첫술에 약간 역한 향신료 맛이 났다. 한 입 두 입 먹다보니 적응되기도 하였고 당근 샐러드랑 먹으니 또 새로운 감칠맛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곳에서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남긴 유일한 음식이다.
볶음밥을 한참 먹고 있다보니 샤슬릭(2개, 10,000원)이 나왔다. 지글지글 기름 끓는 소리가 어마어마해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요즘 중국집 양꼬치가 하나에 1,500원 정도 하려나? 정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고기의 크기였다. 난 사실 이것을 먹기 위해 여길 온거지..ㅋ
고기 한점이 숟가락 하나 만하다. 수저통에 나이프가 있으니 나이프로 썰어 먹으면 된다. 뭔가 수제 플레인 요거트를 시켜 함께 찍어먹으면 새로운 풍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에 오면 샤슬릭만 잔뜩 시켜서 그렇게 먹어봐야겠다 싶었다.
꽤 배부르게 먹었음에도 27,000원 밖에 나오지 않았다. 동네 분식 생각하고 먹으면 비싼 가격이지만 이국요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꽤나 괜찮은 가격대라고 본다. 사실 프러프만 아니었으면 꽤나 성공적인 시도였을 것 같은데..ㅎㅎ 다음에는 샤슬릭에 술 위주로 시도해 보고 싶은 집이다.
2. 동대문 크레페
후식으로 뭘 먹을지 잠깐 생각해보다 급 동대문 크레페 집이 생각났다. 가성비가 혜자라는 바로 그 집!! 자전거를 타고 주말에 혼자 와볼까도 생각했던 곳이었는데, 동생도 온김에 서울의 명물을 먹어보면 좋을 것 같아 동대문 크레페 집으로 향했다. 가게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 13번/14번 출구 근방이고 굿모닝시티 2번 게이트 앞이다. 노점상들이 있는 곳에 보면 사람들이 노점상들이 있는 반대쪽 길가에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제발 저게 크레페를 기다리는 줄이 아니길 바랐지만..ㅠㅠ 역시는 역시나였다. 우리 앞에 이미 15명 이상이 대기하고 있었다.
일단 줄을 서서 기다려보았는데, 받기까지 무려 1시간이나 걸렸다. 대기줄이 좀 짧아진다 싶으면 금새 사람들이 또 들어오기 때문에 그냥 대략 1시간 정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하늘은 맑고 미세먼지도 없었지만 바람은 쌀쌀했기에 기다림이 꽤나 힘들었다.
드디어 우리 차례다. 가격은 거의 개당 4천원에서 5천원 정도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메뉴에는 없지만 다양한 과일을 조합해서 주문할 수 있다. 동생은 딸바에 아이스크림을 추가하였고 (5,000원), 나는 바나나와 블루베리 크레페를 주문하였다(4,000원).
너무나 많은 인파에 시달려서인지 할아버지가 친절한지 까지는 모르겠더라. 묵묵히 몇 시간 동안 같은 작업을 반복하며 손님들을 응대해야 하니 그러려니 싶기도 했지만..;; 여러 명이 가도 주문을 한 번에 하면 안된다. 할아버지가 크레페를 깔면 그 때 하나씩 주문을 해야한다. 괜히 할아버지의 심기를 거스리지 마라..
아이스크림을 정말 어마어마하게 퍼주신다. 동생도 먹는데 꽤나 고생한 눈치다.
누뗄라 쨈에 냉동 블루베리와 바나가 올라간 나의 크레페..!
휘핑크림도 아이스크림도 추가하지 않았더니 조금 볼품없어 보인다..ㅎ
날씨가 너무 추워 산책을 하며 먹기에는 그래 역의 지하 상가로 내려가서 먹었다. 사실 누구나 아는 그 크레페 맛이긴 했다. 냉동 블루베리는 해동이 아직 덜되어 내가 생각했던 그 식감이 그대로 느껴져 조금 아쉬웠다. 하긴 이 가격에 싱싱한 블루베리의 질감을 느끼기는 어렵겠지..ㅠ 크레페의 질감은 정말 좋았다. 간간히 씹히는 씨리얼의 식감도 좋았으나.. 과연 1시간을 기다려가며 먹을 만한 크레페인가라는 질문에는... 글쎄다.. 그냥 추억 삼아 먹기에 괜찮은 길거리 음식이라고만 하자..
찬 바람에 고생하며 먹은 탓인지 우린 얼른 크레페를 먹고 집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였다. 차라리 크레페를 기다릴 시간에 따뜻한 차를 테이크아웃하여 청계천이나 걸을걸 싶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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